문화노트(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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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리뷰](스포주의)'옥씨부인전' 완결, 초반부의 비장미도 독특한 소재도 다 잡지못해 아쉬운
2024년 가장 큰 기대를 모았던 사극 드라마 이 완결되었습니다.임지연과 추영우가 주연을 맡은 이 작품은 대세 배우들과 함께 신분제의 병폐, 성소수자 차별, 그리고 외지부라는 독특한 소재들로 초반부터 화재를 모았죠. 하지만 이런 소재들의 무게가 점점 떨어져 가는 느낌이라 저는 이후가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내용의 포스팅을 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제 생각에 이 소재들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극 진행을 위한 도구로 소비된 것 같아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이번 리뷰에서는 작품의 주요 줄거리와 소재를 분석하며, 그 아쉬운 지점들을 짚어보겠습니다. 15-16화(완결) 줄거리잠시 앞선 줄거리를 요약하자면, 구덕이(임지연)는 주인아씨 김소혜(하율리)에게 학대받던 도망노비지만 우연한 기회에 외지부(조선시대의 변호사)로..
2025.01.27 -
[드라마 리뷰]'나의 완벽한 비서'와 '옥씨부인전', 능력자 여주와 서포터 남주라는 점만 빼고 다른
'나의 완벽한 비서' 포토 출처 -SBS- 옥씨부인전 포토 출처 -Jtbc- 지난 주말 즈음에 4화를 몰아서 본 ,그 제목 안에 이 드라마의 특징이 모두 들어 있었다.나는 드라마를 많이 본 편은 아니라 자연히 동 시기에 나온 과 비교할 때 는 1. ‘나의’: 매우 개인적인 사건을 소재로 한다.물론 작중 한국 2위 헤드헌터 회사의 대표라는 강지윤(한지민)이 비범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하지만 지윤 같은 사람이 현실에 없는 아니고, 무엇보다 회사 내에서 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요즘 대표답게 제일 바빠보일 정도로 스스로 뛰어다닌다. 그런 모습이 마치 나 같은 평범한 직장인 같아서 애환에 공감이 간다.자연히 요즘 우주로 나가는 는 물론이고 조선시대의 변호사라는 ‘외지부’라는 낯선 소재에 계급갈등에 퀴어까지 건..
2025.01.16 -
[드라마 리뷰](~12화)'옥씨부인전', 초반 이후 실종된 독특한 소재와 주제의식. 차라리 로맨스에 집중했다면...
대중매체는 불가피하게 장르의 규칙이나 트렌드를 따라야 하기 마련이다. 거기서 응용하고 반전은 만들어낼 수 있겠지만, 많은 자본이 투입되는 만큼 작가는 자신의 창작욕을 조금 접고 입증된 다수의 취향에 눈치를 봐야 한다.하지만 요즘 한국 드라마의 수준은 절대 만만하지 않다.개인적으로 드라마를 자주 보는 편이 아니지만 소수의, , , 같은 작품들은 정말 인상깊게 봤다.이 드라마의 인물들은 실낱같은 계층의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기 위해 서로 아귀다툼하는 현대 한국사회를 반영하는 듯하다.물론 일말의 도덕률을 지키는 주인공도 있지만, 그들조차 모든 것을 내건 처절한 투쟁을 하고 쓰러질 만 하면 예리한 반격을 마련해두고 있었다. 그리고 선악을 구분하기 힘든 입체적인 인물과 예상못한 반전이 나올 수 있었다. 그래서 나..
2025.01.15 -
[책 리뷰]대도시의 사랑법, 제일 재밌던 챕터는 역시 <재희>. 하지만 제일 인상 깊었던 마지막 <늦은 우기의 바캉스>에 대해 feat. 드라마 버전 단평
우리 말고도 모두가 웃고 있었고 술에 취할수록 모든 게 괜찮아져버린 우리는 서로를 안은 채 밤공기를, 자꾸만 흐려지는 방콕의 야경을, 그 뜨겁고 촉촉한 공기를, 순간의 모든 것들을 다섯살짜리 꼬마처럼 즐겼다.(270-1p)(규호와 함께 여행 온 방콕에서 난데없는 폭우를 만나 정처없이 배회하다가, 규호가 갑자기 길바닥에 드러누우며)- 너도 여기 누워.뭐야, 얘가 돌았나 싶다가 누구보다 평온해 보이는 규호의 표정을 보니, 슬그머니 마음이 누그러졌다. 어차피 다 젖었는데 뭐. 나는 그냥 규호와 나란히 길에 누워버렸다. 빗줄기가 자꾸만 눈을 때려서 눈을 가늘게 뜨고 하늘을 바라보았다. 누군가 실수로 도화지에 물을 쏟아버린 것처럼 우글거리는 질감의 하늘. 규호와 함께 더러운 이불을 덮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2025.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