렛미인 - 가슴을 서늘하게도 따뜻하게도 했던 스플래터 로맨스

2024. 8. 25. 23:58주목한 영화들

 

 

누구나 어릴 적에는 살얼음을 거닐듯이 떨리고 긴장되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 합니다. 저만 그랬나요?

 

  사랑은 연인들 간에 서로의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더 짜릿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한 것 같습니다. 상대의 생각을 투명하게 알 수 있다 해도 사랑이 이뤄질 수 있을지 저는 모르겠어요. 적어도 확실히 다른 형태가 될 겁니다.

 

  서로의 마음이 맞았다가 멀어졌다가 하는 사랑 이야기는 수도 없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장 괴로운 건 '나는 그(녀)를 사랑하는데 그(녀)는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필요로 하는 듯한' 그런 상태 같아요. 그런 바보 같은 사랑이 어딨냐구요? 제가 조금 생각해 봤는데, 불세출의 명작이라는 <안나 카레니나>의 안나-브론스키와 레빈-키티, <위대한 개츠비>의 개츠비와 데이지의 관계가 그렇고 <이터널 선샤인>의 조엘과 클레멘타인, 심지어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제이콥과 벨라도 떠올랐습니다. 보니까 거의 남자들이 고통받는 것 같아 안타까운데, 상대를 목숨을 바쳐 사랑하면서도 상대는 나를 사랑하기는 하는 건지, 그냥 심적이든 물적이든 의지처가 필요할 뿐인지 때로는 옆에서 보는 독자마저 헷갈려서 돌아버릴 지경이죠. 그런 사랑의 격정과 간절함, 헌신, 냉정함, 이기심이라는 감정을 피부에 스칠 듯이 생생하게 보여주는 게 <렛미인>의 오스칼과 이엘리의 사랑... 혹은 그저 어떤 관계입니다.

 

 

  저는 예전에 <렛미인>의 영화를 먼저 보고 너무 좋아서 책도 찾아 읽었습니다. 거기서 번역자 분은 이 책이 "호러, 고어, 스플래터, 판타지, 오컬트, 스릴러, 추리, 광시, 동화, 로맨스" 소설이라고 하셨죠. 저는 이 말이 소설에서나 영화에서나 전혀 과장이 아니고, 거기다가 밑바닥 삶들이 공동체에서 무시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회고발극 요소도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제목 <렛미인>도 그렇지만 원작의 <Let the Right One In>이라는 제목은 이 작품을 여러 의미에서 정말 잘 함축해냅니다. 이 작품의 뱀파이어는 고전적인 원작의 설정 그대로 물린 그 순간에 시간이 멈춰져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고 괴력을 가졌지만 사람의 피를 마셔야만 살아갈 수 있고 햇빛을 쬐면 온몸이 타들어가 죽게 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집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초대를 받아야지 안 그러면 온몸에서 피를 쏟아내며 결국 죽게 되죠. 이렇게 약점이 많은 만큼 뱀파이어들은 조력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자신이 약할 때 보호해 주고 평소에는 피를 구해줄 역할 말이죠. 그래서 이 제목은 뱀파이어가 조력자에게 '나를 집에 들여보내줘'라고 말하는 의미도 되겠지만, 원작대로 한다면 '너의 진정한 사랑(Right one)이 되게 해 줘'라는 라는 뜻도 되죠.

 

 

  작중 이엘리 역시 그러해서 수백년간 어린 소녀의 모습을 유지하며 나이가 들며 살아왔습니다. 이번에도 노쇠해진 보호자를 막 떠나보낸 그녀는 오스칼에게 접근해 옵니다. 처음에 아름다운 그녀에게 끌리던 오스칼은 그녀가 뱀파이어라는 걸 알고 고민하며 이엘리가 집으로 들어오려는 것도 허락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나 그녀가 막무가내로 들어오고 옴 몸에 피를 흘리며 죽어가기 시작하자 오스칼은 그녀를 입장을 허락하게 되죠. 그들의 관계는 계속 그렇게 됩니다. 이엘리의 정체와 사연을 아는 오스칼은 '단지 나를 이용할 뿐이 아닐까?'라는 의심을 가슴 한 구석에 품으면서도 세상에 나 하나뿐이라는 듯 피를 흘리며 절박하게 다가오는 이엘리를 결코 뿌리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집을 나와 그녀와 함께 세상에 둘 뿐인, 오직 살아남기 위한 여행을 떠나죠. 

 

  '이게 중독이고 속은거지 무슨 사랑이냐'라는 분들도 있을 테고, 오히려 정말 대가를 바라지 않고 헌신하는 순수한 사랑이라고 보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어느 쪽이든 그런 간절함과 처연함, 서늘함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영화를 반드시 놓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 내 왓챠피디아에서

 

miru님이 렛 미 인(2008)에 남긴 코멘트 - 왓챠피디아

가슴을 서늘하게도 따뜻하게도 했던 스플래터 로맨스 사랑은 연인들 간에 서로의 마음을 모르기 때문에 더 짜릿하기도 하고 고통스럽기도 한 것 같습니다. 상대의 생각을 투명하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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