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위키드> - 가장 황홀한 3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2025. 1. 5. 23:59주목한 영화들

클릭 시 출처 -네이버 영화-

 

위키드 원작 소설도 뮤지컬도 보지 못했고 줄거리마저 모르고 봤지만 최고의 감동을 받았다.

 

우선 뮤지컬에 필요한 화려한 비주얼을 인물이나 무대 모두가 모두 만족한다.

아이러니하게도 CG 범벅인 요즘 영화판에서 최대한 실물 세트를 만들어 아날로그의 맛을 살렸는데 그게 더 마법 세계의 동화 같은 질감을 잘 표현한다.

 

넘버들의 소화력과 퍼포먼스도 만족스러웠다.

뮤지컬에서 여운을 남기는 인상적인 피날레가 중요한데 Defying gravity는 그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개인적으로 -많이 보진 않았지만-뮤지컬 영화에서 받은 감동으로는 <레 미제라블>의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의 피날레에 못지 않았다. 

마치 원래 뮤지컬에서 한 편인 <위키드>를 두 편으로 나눈 이유가 바로 이 넘버라는 듯이.

특히 영화판 오리지널의 여러 효과는 정말 만족스러웠는데 하강과 상승의 움직임이 엘파바의 삶과 운명을 은유하는 듯했다.

 

 

소수자를 대하는 태도와 불의에 대한 저항이라는 주제 의식도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특히 관심 있는 동물에 대해 조명하는 점도 좋았으며(물론 보다 넓은 소수자에 대한 은유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싸라서 그런지 엘파바의 아웃사이더 감정선도 와닿았다.

 

그런데 그런 감정이 쌓이는 에피소드가 대부분 글린다와 엘파바의 쉬즈 대학 시절에 나오는데 좀 길다는 느낌을 들었다.

상영시간이 3시간에 가깝고 곁가지랄 수 있는 부분도 자세히 묘사하다 보니 본 친구는 거기서는 조금 지루했다고 한다.

그래서 감정과 두 주인공의 우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중반부가 취향 차가 나지 않을까 싶다.

 

클릭 시 출처 -네이버 영화-

 

또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글린다 그 이상을 보여준 아리아나에 비해 신시아의 엘파바 연기는 기술적으로는 흠잡을 데 없지만 너무 평면적이지 않았나 싶다. 심성이 착한 점이 부각되어 후반부의 선택이 조금 갑작스럽게 느껴지기도 했다. 차기작에서 악역이면서도 갈등을 겪을 때 설득력이 있을지... 본래 뮤지컬에서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3시간에 가까운 시간이라면 좀 더 캐릭터에 깊이를 더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한편 1부 까지 글린다의 본질이 '얄팍함'이라고 한다면, 아리아나는 캐릭터에 대한 오랜 애정과 연구, 애드리브로 가벼운 캐릭터를 깊이 있게 연기했고, 신시아는 깊이 있는 캐릭터를 가볍게 연구한 것으로 보였다.

 

한편 이번 영화에서 가장 거슬렸던 부분은 물론 말들이 많은 번역이었다. 굴림체로 시작되는 첫 장면은 이 멋진 뮤지컬의 감상을 걱정스럽게 시작하게 만들었고 '파퓰러', '언리미티드' 까지는 영어 가사의 일부로 그렇다 쳐도 인물들 호칭이나 '양귀비'가 '파비꽃'으로 음차 번역된 것 등은 된 것 등은 최악이었다.

듣기로는 번역이 오리지널 뮤지컬의 한국어판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한다. 이게 조금 참작할만한 사유가 되겠지만, 번역이 다 된 밥에 재 뿌리는 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 더 거슬렸을지도. 가능하면 부디 장르마다 전문적인 번역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사실 이상하게 중소 영화들은 번역이 거슬렸던 적이 얼마 없었던 것 같은데 텐트폴 영화들일수록 번역이 문제가 있는 적이 많은 게 왜 그런지 도통 모르겠다...

 

 

 

하지만 번역을 제외한다면 나를 온종일 위키드 넘버들에 빠뜨리고 요즘 무거운 일들도 많은데 기분이 좋게 해준 이 영화가 너무나 고마웠다. 특히 젊은 나이에 이미 정상의 자리에 있는데도 항상 노력하고 꿈을 좇는 아리아나가 많은 영감을 줬다.

(동시에 이번 영화 기간에 여러 논란도 따라붙은 점은 아쉽지만...)

벌써 내년 이맘때쯤 나온다는 차기작이 벌써 기다려진다.

 

 

- 내 왓챠피디아에서

 

miru님이 위키드(2024)에 남긴 코멘트 - 왓챠피디아

최선의 각색과 연출. 2% 아쉬운 엘파바와 20% 망한 번역. 위키드 원작 소설도 뮤지컬도 보지 못했고 줄거리마저 모르고 봤지만 최고의 감동을 받았다. 우선 뮤지컬에 필요한 화려한 비주얼을 인물

pedia.watch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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