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들쥐》 볼까 말까 — 탑승
내 평점: ★★★☆☆ 3.5 / 5 (10화 완주)
판정: 탑승 · 완주 권장
한줄평: 원작의 호흡과 깊이를 시리즈 문법에 맞춰 적당히 덜어내며, 용두사미 없이 주제 의식을 끝까지 밀어붙인 수작.
🛫 이런 분은 탑승
주말에 몰아볼 추적 스릴러가 필요한 분 / 류준열의 1인 2역이 궁금한 분 / 신분 도용·정체성 소재를 좋아하는 분
🎢 이런 분은 신중
잔혹·유혈 묘사에 약한 분 / 깔끔하게 닫히는 결말을 원하는 분 / 원작의 묵직함을 그대로 기대하는 분
📌 기본 정보
제목: 들쥐 (Mousetrap) · 2026.08.28. 넷플릭스 독점, 전편 일괄 공개
회차: 10부작 · 566분 (약 9시간 26분) · 청소년 관람불가
장르: 범죄 ·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 피카레스크
원작: 카카오웹툰 《들쥐》 · 루드비코 (다음웹툰 2017.02 연재 시작 ~ 2020.04 완결)
모티브: 전래동화 〈손톱 먹은 들쥐〉 — 쥐가 사람의 손톱을 먹고 그 사람으로 변한다는 설화
연출 / 극본: 김홍선 (《보이스》, 《손 the guest》, 《탄금》) / 이재곤 (《특수사건전담반 TEN》, 《모범가족》)
주요 출연: 류준열(제문재 · 들쥐 1인 2역), 설경구(노자), 이규형(박순용), 박윤호, 김성오, 무진성, 이엘
10화를 다 보고 습관처럼 왓챠피디아를 열었습니다. 2.8점. 제가 매긴 건 3.5점이었으니 반 칸이 넘게 차이가 납니다.
보통 이 정도 벌어지면 ‘내가 뭘 놓쳤나’ 싶어 다시 훑어보는데, 이번엔 해외 평점을 같이 보고 그림이 이상하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래서 순서를 바꿨어요. 숫자부터 뜯어보고, 그다음에 제가 왜 3.5점을 줬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결말 해설은 맨 아래에 따로 두었으니, 아직 안 보신 분도 안심하고 읽으셔도 됩니다.
📊 넷플릭스 들쥐 평점 — 국내와 해외가 다른 말을 합니다
* 2026년 8월 30일 기준. 척도가 제각각이라 100점으로 환산해 나란히 놓았습니다.
| 플랫폼 | 원점수 | 100점 환산 | 표본 |
|---|---|---|---|
| 왓챠피디아 (국내) | 2.8 / 5 | 56 | 1,277명 |
| 키노라이츠 별점 (국내) | 2.9 / 5 | 58 | 32건 |
| 키노라이츠 지수 (추천 비율) | 81.6% | — | 32건 |
| IMDb (글로벌) | 6.7 / 10 | 67 | 246건 |
| miru | 3.5 / 5 | 70 | 1명 |
① 국내 56~58점, 해외 67점. 10점 정도가 차이가 납니다. 키노라이츠 안에서도 숫자가 갈려요. 추천 비율은 81.6%인데 평균 별점은 2.9입니다. “볼 만하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답하면서, “몇 점이냐”고 물으면 짜게 준다는 뜻이죠.
② 이 간격은 어디서 왔을까요. 절반은 표본과 플랫폼 성격으로 설명됩니다. IMDb는 원래 점수가 후한 편이고 표본도 국내의 5분의 1이에요. 이 조건만으로도 열 점은 벌어질 수 있으니, “해외는 호평인데 한국만 이상하다”고 단정하면 과잉 해석 같습니다.
나머지 절반에는 국내에서만 작동하는 변수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주연 류준열은 2024년 사생활 관련 논란으로 대중적 호감도가 한 차례 크게 흔들린 배우예요. 연기력과는 다른 층위인데, 관람 인증 없이 점수만 남길 수 있는 국내 별점 플랫폼에서는 이 층위가 평균에 섞여 들어오기 쉽습니다. IMDb 이용자에게는 이 맥락 자체가 거의 없고요.
③ 그렇다고 2.8점이 순전히 억울하냐면, 그것도 아닙니다. 조이뉴스24 리뷰는 반전이 충격적이거나 신선하지 않다는 점, 전개가 느슨하고 비슷한 장면이 반복된다는 점, 결말이 통쾌함 없이 허무하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잔혹한 장면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언급도 함께 나오고요. 저도 대체로 동의합니다.
📝 miru의 메모 — 그래서 왜 3.5점인가
1️⃣ 이 작품의 핵심 단어는 ‘적당히’입니다.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원작의 호흡과 깊이를 10부작 문법에 맞춰 적당히 덜어냈습니다. 덕분에 용두사미 없이 주제 의식을 끝까지 밀어붙였고, 텐션이 무너지는 구간도 없었어요. 문제는 이 ‘적당히’가 누군가에게는 애매한 타협으로 읽힌다는 겁니다. 각색에서 덧붙은 오리지널 서사는 개연성이 위태로워서 ‘굳이 저렇게까지?’ 싶은 순간이 몇 번 스칩니다.
2️⃣ 연기에는 구멍이 없습니다. 중심은 류준열이고요.
누가 봐도 이 시리즈를 짊어진 건 1인 2역까지 소화한 류준열입니다. 호불호를 떠나 짚자면, 성형 특유의 부자연스러운 표정 연기는 원작 속 들쥐의 얼굴과도 겹치는 선택이라 오히려 설득력을 보탰어요. 말투와 목소리 톤, 의상으로 두 인물을 갈라놓는 방식도 성실했습니다.
설경구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냅니다. 자칫 무겁게만 갈 수 있었던 미스터리 범죄 스릴러의 공기를 해치지 않으면서, 인간미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환기해요. 원작 노자의 허당스러운 면모까지 잘 살렸고요. 반전의 열쇠를 쥔 이규형과 박윤호도 감정을 과하게 쓰지 않으며 무게중심을 잡아줍니다.
3️⃣ 단순한 복수극이 아니라는 점이 제 점수를 올려놨습니다.
배신자를 응징하는 전통적인 복수극에 머물렀다면 3.0을 줬을 겁니다. 이 작품이 건드리는 건 그보다 앞쪽이에요. 모든 것이 전산화되면서 역설적으로 더 쉽게 지워지고 도용당하는 ‘개인정보’와 ‘정체성’의 허상 말입니다. 포스터 카피가 정확합니다 — 증명하지 못하면 내가 가짜가 된다.
타인의 삶과 명성을 온전히 훔쳤다고 믿었지만 정작 자신을 증명할 알맹이가 없던 자가 맞는 엔딩은, 서늘한 잔상을 남깁니다. 그 울림이 원작의 문제의식만큼 묵직했냐고 묻는다면 아쉬움은 남지만요. 원작의 무게를 온전히 짊어질 것인가, 장르적 타협을 섞은 ‘적당함’을 택할 것인가의 기로에서 이 작품은 후자를 골랐고, 저는 그 명이 암보다 조금 컸다고 봤습니다.
🎬 《들쥐》 속 인물들 — 연기만 놓고 보면 흠잡을 데 없는 3인방입니다. 그런데 왜 점수는 2.8일까요.
❓ 자주 묻는 질문 (FAQ)
Q1. 들쥐 원작이 있나요? 웹툰을 먼저 볼까요?
A. 루드비코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입니다. 다음웹툰 시절인 2017년 2월 연재를 시작해 2020년 4월 완결했고, 지금은 카카오웹툰에 있습니다. 순서는 가능하면 웹툰 먼저를 권해요. 주제에 대한 고민의 묵직함을 느끼실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이 작품의 재미가 ‘들쥐가 누구인가’를 따라가는 데 있는데, 원작을 먼저 보면 뼈대를 알고 들어가게 되는 단점은 있지요.
Q2. 몇 부작이고 러닝타임은요?
A. 10부작, 전체 566분(약 9시간 26분)입니다. 회당 한 시간 안팎이고 전편이 한 번에 열려서 주말 이틀이면 완주됩니다.
Q3. 류준열이 1인 2역인가요?
A. 맞습니다. 소설가 제문재와, 그의 인생을 빼앗은 ‘들쥐’를 모두 연기해요. 포스터의 두 얼굴이 그 구도입니다. 류준열의 첫 1인 2역이기도 하고요.
Q4. 잔혹한가요? 19금인 이유가 뭔가요?
A. 유혈과 폭력 묘사의 수위 때문입니다. “굳이 이렇게까지 보여줘야 하나”는 지적이 여러 리뷰에서 공통으로 나왔어요. 이 부분에 예민하시다면 신중하게 접근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 스포주의 — 여기서부터 《들쥐》의 결말이 전부 나옵니다
아직 안 보셨다면 멈추고 아래 ‘한 줄 결론’으로 건너뛰세요. 다 보셨는데 헷갈리는 분만 읽으시면 됩니다.
① 우리가 따라온 주인공은 ‘진짜’ 제문재가 맞습니다. 하지만...
원래 형의 이름이 제문재였고, 형이 사라진 뒤 그가 이름을 물려받았습니다. 어머니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했고, 형보다 나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압박과 이름 자체에 대한 열등감을 안고 자랐죠—이런 성장배경이 자라서도 '어떻게든 나보다 나은 내가 되어야 한다'는 지나친 열등감의 발로가 된 것 같아요. 그러다 가짜 대학생 행세로 동아리에 들어가 민영을 좋아하게 되는데, 글재주와 외모가 모두 앞서는 서유민이 민영과 사귄다는 걸 알고 질투에 빠집니다. 익명 커뮤니티에 두 사람에 대한 소문을 망상처럼 퍼뜨렸고, 민영은 스스로 목숨을 끊습니다. 서유민의 습작까지 훔쳐 무명 작가로 활동했고요. 은둔과 약에 기대 사는 사이, 훔친 글과 기억마저 자기 것이라 믿게 됩니다.
② 그래서 ‘들쥐’는 서유민입니다. (류준열 1인 2역)
모든 것을 빼앗긴 서유민은 스스로 제문재가 되어 똑같이 되갚기로 합니다. 신분을 갈아치우는 데까지는 성공했지만 복수의 완성은 따로 있었어요. 소설 『들쥐』 상권이 히트한 상태에서, 하권 원고에 제문재의 악행이 전부 적혀 있습니다. 극 중반까지 제문재는 ‘서유민이 나를 질투했다’고 믿지만, 끝에 가서야 그게 자기 자신까지 속이는 혼동이었고 질투한 쪽은 자신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③ 마지막 배 위 — “끝나지 않았다”의 의미
원래 서유민의 계획은 펜션에 함정을 파두고 ‘제문재를 살인범으로 만들기 + 하권 출간’을 동시에 터뜨리는 것이었습니다. 제문재가 펜션 대신 배로 찾아오면서 서유민은 목숨을 잃지만, 그 말은 남기죠. 이유는 하권이에요. 제문재는 하권을 퇴고하거나 새로 써야 하는데, 서유민이 아니라서 할 수 없습니다. 그대로 출간되면 자기 악행이 전부 공개되고요. 여기에 승규(김성오)까지 돈을 받으러 다시 찾아옵니다. 존재를 증명하지 못하는 자에게 증명하지 못하는 상태 자체가 형벌로 남는 엔딩입니다.
④ 헷갈리기 쉬운 세 가지
· 순용(이규형)은 제문재의 친형이 아닙니다. 그 집에 먼저 입양됐다가 제문재가 태어나면서 파양된 사람이에요. 피가 섞이지 않았고 법적으로도 남입니다. 이후 여러 이름으로 떠돌았죠. 이혼 법정에서 그는 삼촌을 다시 만난 이야기를 하며 “저랑 피가 섞인 사이는 아니”라고 직접 말합니다. 그럼에도 치매를 앓는 삼촌은 그를 계속 찾고 있었고, 가족이 하나도 없다던 사람이 마지막 이혼판결에서 가정에 소홀했던 과거를 뉘우치며 법적 가족은 아닌 진짜 가족을 찾는 자리로 마무리됩니다.
· 마지막에 창밖에 서 있던 서유민은 환각입니다. 혹시나 헷깔리셨다면, 살아 돌아왔다는 뜻이 아니라, 제문재가 자기 두려움을 마주한 장면으로 보는 게 맞습니다.
· 편집장(이엘)은 둘을 구분하고 있었습니다. 다만 누가 진짜인지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어요. 히트작의 하권을 빨리 내는 게 목적이었고, 그래서 제문재에게 서유민의 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려준 겁니다.
참고로 노자(설경구)는 과거 자기 손으로 조직원을 묻은 죄책감을 안고 살던 인물입니다. 마지막에 전부 내려놓고 시골로 향하죠. 제문재에게는 사실상 조언자 역할이었습니다.
🎯 한 줄 결론. 넷플릭스 들쥐 평점 2.8점은 작품의 실제 완성도보다 조금 짜다고 봅니다. 반전의 신선함과 결말의 마무리에서 점수를 잃은 건 맞지만, 텐션을 끝까지 쥐고 가는 흡입력은 그 점수로 설명되지 않아요. 잔혹 묘사와 열린 결말만 감수할 수 있다면 탑승을 권합니다. 이 판정이 맞았는지는 8월 결산 글에서 실제 성적과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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