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2. 5월 14일 예매일까지 이틀이 남았습니다.
지난 글(D-3)에서 영화제 일정·숙소·셔틀과 4가지 즐기는 시나리오까지 정리했죠. 이번 글에서는 — 5/14 14:00에 마우스 앞에 앉아 클릭하기 전에, 어떤 작품을 골라야 할지에 대한 큐레이션을 가져왔습니다.
먼저 영화제 전 기간(6/4~6/8)에서 추천 작품들을 영화제 섹션별로 묶어 정리했습니다. 작년에 다녀오신 분들의 글, 영화제 공식 자료, 그리고 각 작품의 외부 영화제 이력을 종합해 — 5가지 축으로 평가한 결과입니다.
📌 이 글에서 다룰 추천 모음
- 창 (한국장편경쟁) — 9편 전체 (모두 GV 있음)
- 월드시네마 + 거장 회고 — 〈블루 문〉(TC) · 〈리프라이즈〉(TC) ·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TC)
- 디렉터즈 포커스: 변성현 — 토킹 시네마
- 넥스트 시네아스트: 손구용 — 〈밤 산책〉 (TC + 무성영화 + KIRARA 라이브)
- 산골토크 · 토킹시네마의 결 — 2편
- 야외상영 (덕유산 대집회장) — 4편
어떻게 골랐나 — 선정 기준 5 가지
이 글의 추천은 다음 5가지 축의 가중 평가입니다. 단순히 '명작'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왜 무주에서 봐야 하는가"를 기준으로 골랐습니다.
💡 선정 기준 5축
- 영화제 한정 경험 — 토킹시네마(TC) · 무성영화 라이브 연주 · 35mm 필름상영 · 야외상영. 일반 극장에서 만날 수 없는 형식. 그리고 GV — 감독·배우와 같은 자리에서 영화를 다시 묻는 30분. 특히 한국장편경쟁(창)은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가장 공들여 선정한 작품들!
- 토크 게스트의 깊이 — 평론가·감독·배우가 다층적으로 모인 60분(TC) 또는 40분(산골토크) 정식 대담
- 거장·주목받는 감독 — 디렉터즈 포커스, 넥스트 시네아스트, 칸·베니스·베를린 수상 또는 출품 감독
- 현재 화제작 — 2025년 주요 국제영화제 수상작 또는 출품작
- 무주의 결 — 느림과 여유의 미학, 그리고 음악과 연주 영화에 음악이 얹히는 형식, 야외 잔디석의 공기, 산골 자연의 결과 어울리는 작품
영화제 전 기간 — 추천작 한눈에 보기

1. 창 (한국장편경쟁) — 9편
창은 무주산골영화제의 유일한 경쟁 부문으로 영화제의 메인 섹션입니다.
영화제는 이 섹션을 "동시대 한국영화의 다양한 풍경을 입체적으로 그리는 자리"로 소개합니다. 상업성보다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와 새로운 영화 언어, 개성적이고 차별화된 시선을 우선하죠. 영화제의 가장 의미 있는 상 — 관객이 직접 투표하는 관객상도 이 중에서 선정돼요.
그런만큼, 이 섹션이야말로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가장 심혈을 기울여 선정합니다. GV를 통해 감독들과도 가장 깊이 있게 소통할 수 있고요.
그리고 사실, 이 섹션의 진짜 매력은 한참 뒤에 옵니다. 여기서 만난 감독이 5년 뒤, 10년 뒤 한국 영화의 대가로 성장해 있다면 — "내가 그때 무주에서 봤었지"라는 엄청난 희열을 미래의 자신에게 선물할 수 있거든요.
봉준호·장재현 같은 대가들도 신인시절 국내 영화제에서 활약했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 GV 게스트 안내는 영화제 직전에 공개됩니다
GV에는 보통 감독이 참여하지만, 누가 언제 오는지 정확한 게스트 명단은 영화제가 거의 시작될 무렵에야 공지됩니다. 작년 13회의 경우 영화제 개막 직전인 6/2(월)에야 게스트 안내 초판이 공개됐어요. 그러니 GV 작품을 예매하실 때는 "누가 나올지"를 미리 알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시는 게 좋습니다.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인스타그램을 영화제 방문일 며칠 전에 한 번 더 체크해 보세요.
① 〈다른 이름으로〉 — 이제한
홍상수 감독의 작품에 8년간 스태프로 참여한 뒤 데뷔한 이제한 감독의 신작.
시한부 판정을 받은 영화감독 '제현'이 죽기 전 마지막 영화를 찍으려 하고, 아내 '수진'은 그 상실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카메라를 든다 — 영화 만들기 자체를 삶과 죽음·사랑과 상실을 응시하는 행위로 은유하는 작품입니다.
감독은 〈소피의 세계〉(2021), 〈환희의 얼굴〉(2024) 등의 전작에서 인물들의 정체성이 시간과 장소에 따라 변주되는 방식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고 해요. 〈다른 이름으로〉에서도 이 같은 양상이 두 사람의 관계와 함께 어떻게 풀려나가는지가 관람의 핵심입니다.
② 〈지우러 가는 길〉 — 유재인

유재인 감독의 장편 데뷔작.
고등학생 '윤지'가 기혼 담임과의 비밀 연애 끝에 임신을 하게 되고,이를 알게 된 단임이 잠적한 후 룸메이트 '경선'과 서로를 의지하게 되는 내용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 평문에서는 "치열한 입시나 학교 내 괴롭힘을 다뤄온 한국영화의 계보를 잇되, 장르적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과 예상을 뒤엎는 서사 전개, 배우들의 설득력 있는 연기가 강한 인상을 남긴다"고 평가받았습니다.
10대 여성 청소년의 감정과 관계의 복잡성을 미성년·교사 관계, 임신·낙태라는 민감한 사회 이슈와 함께 입체적으로 풀어내는 방식이 기대됩니다.
③ 〈지느러미〉 — 박세영 ⭐
박세영 감독의 2025년 SF 디스토피아 (84분). 통일 대한민국, 육지와 오염된 바다를 오가며 사는 '지느러미'를 가진 존재들이 차별과 배제를 겪는 이야기. 환경 재난과 그 속에서 태어난 돌연변이 소수자 집단에 대한 사회적 차별을 SF 형식으로 다룹니다.
'통일 한국 · 환경오염 · 돌연변이 · 차별' 키워드를 하나로 묶는 시도 자체가 한국 인디 SF로서 드문 영역이에요. <지구를 지켜라!> 이래로 한국 인디영화에서 잘 시도되지 않는 장르라 저도 아주 기대됩니다!
④ 〈별과 모래〉 — 감정원
감정원 감독이 지난 3년간 금호강 팔현습지 보존을 위해 진행한 환경운동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그녀의 두 번째 장편영화.
도시의 속도와 개발 논리가 밀어붙이는 시간 속에서 습지와 그 생태계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시선을 담아냅니다. 환경운동과 영화 제작이 긴밀히 맞물린 작업이라는 점이 특히 강조되는 작품으로, 2024 서울독립영화제 대상을 수상하며 독립영화계에서 이미 높은 평가를 받았어요. 영화제 둘째 날 아침, 영화제를 시작하기에 좋은 결의 작품입니다.
⑤ 〈후광〉 — 노영완
다양한 영화에 참여해온 노영완 감독의 장편 데뷔작.
택배기사로 일하며 영화 감독이 꿈인 청년 '민준'의 하루를 핸드헬드 롱테이크로 따라가는 영화입니다. 비정규·플랫폼 노동의 현실과 도시의 노동 환경을 밀착해 포착하는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평가받았어요. 제38회 도쿄국제영화제 '아시아의 미래(Asian Future)' 섹션 월드 프리미어 + 부문 최우수작품상 수상. 국제적으로 먼저 주목받은 데뷔작을 한국에서 가장 먼저 감상해보세요.
⑥ 〈산양들〉 — 유재욱 ⭐
유재욱 감독의 2025년 한국 장편 드라마 (107분).
인혜, 서희, 정애, 수민 — 수능을 앞둔 세 여고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철거 예정인 사육장의 작은 동물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고자 소동을 벌이는 이야기입니다. “입시를 강요당한 소녀들 - 살처분 위기의 갇힌 소동물”을 병치한다거나, "절벽에 마주한 것 같지만 언제든 도약할 잠재력을 지닌 산양들"이라는 상징이 흥미롭습니다. 창 섹션의 모든 영화들이 좋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영화제에서 수상을 기대해볼 만한 작품 같습니다.
⑦ 〈충충충〉 — 한창록 ⭐
한창록 감독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화과 졸업작이자 장편 데뷔작.
재개발이 멈춰 고여버린 듯한 소도시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슈퍼히어로를 꿈꾸는 용기, 마른 몸에 집착하는 지숙, 온라인에서 여자인 척하며 돈을 뜯는 덤보 앞에 잘생긴 인플루언서 전학생 우주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충동, 충돌, 충격"의 소동극입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스스로를 혐오하며 자신의 몸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려 합니다. 마치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영군 처럼 자기증명과 자기파괴 사이에 위태롭게 서있는 10대들을 통해 한국 사회에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역시 그 강렬한 소재와 문제의식으로 인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네요.
⑧ 〈잠 못 이루는 밤〉 — 소성섭
소성섭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2026).
전주국제영화제의 디자인 프로젝트 '100Films100Posters'에서 100편 가운데 하나로 선정되어 제작 단계부터 독립영화계의 주목을 받은 작품입니다. 전세사기를 당한 젊은 신혼부부가 집주인으로부터 “다음 세입자를 구해 오면 전세금을 돌려주겠다”는 소위 전세 ‘폭탄 돌리기’ 제안을 받고 고민하며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는 이야기입니다. 이 영화는 가난을 관객의 동정을 유도하는 장치로 소비하기보다,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가 될 수 있는” 인물들의 선택을 냉정하게 응시하게 만드는 점이 특징이라고 합니다.
⑨ 〈미명〉 — 이원영 ⭐
이원영 감독 본인이 1인 다역을 한 2025년 작.
몽골 역사를 연구하며 조용히 살아가던 한 남자는, 계엄령이 선포되며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고 그 충격으로 목소리마저 잃습니다. 그런 남자가 혼령이 된 아내와 대화하기 위해 자신만의 새로운 목소리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입니다. 계엄이라는 거대한 정치적 사건과 한 개인의 상실을 나란히 두면서, 영화는 화면 밖 소리, 흐릿한 이미지, 몽골 전통 창법 ‘흐미’를 통해 말 못할 슬픔의 공간을 더듬습니다. ‘정치 영화’라는 표제를 거부하면서도 빼앗긴 목소리를 되찾아가는 과정을 영화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라는 점에서, 짧은 러닝타임은 아쉽지만 이번 영화제에서도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 보입니다.
💡 창 섹션 9편 중 어떻게 고를까
9편 모두 보기는 시간상 어려우니, 설명을 보고도 결정이 어렵다면 다음 두 가지 기준 중 끌리는 쪽을 고르시면 됩니다.
· 외부 영화제에서 이미 검증된 작품을 먼저 — <지느러미>(전작 다수 수상), 〈별과 모래〉(서울독립영화제 대상), 〈산양들〉(배우 다수 수상), 〈충충충〉(BIFF 부산어워드 특별상), 〈후광〉(도쿄국제영화제 수상), 〈미명〉(남도영화제 작품상)
· 데뷔작의 설렘을 GV에서 함께 — 〈다른 이름으로〉, 〈지우러 가는 길〉, 〈후광〉, <총총총>, 〈잠 못 이루는 밤〉
·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다면 — 〈지우러 가는 길〉, 〈별과 모래〉, 〈후광〉, 〈잠 못 이루는 밤〉
· 독립영화에서 가능한 개성적인 연출이 끌린다면 — 〈지느러미〉, 〈충충충〉, 〈미명〉
· 감성적인 연출을 기대한다면 — 〈다른 이름으로〉, 〈산양들〉
2. 월드시네마 + 거장 회고 — 3편
월드시네마는 동시대 세계 영화의 흐름을 한 자리에서 훑을 수 있는 부문입니다. 칸·베니스·베를린에서 화제가 된 작품들, 그리고 국내 상영이 드문 작가주의 영화들이 골고루 들어와요. 무주에서 한 번 놓치면 한국에서 한참 못 만날 작품들이 자주 있습니다.
⑩ 〈블루 문〉 (Blue Moon) — TC ⭐
영상에 시간을 담는 감독, 〈비포〉 시리즈와 〈보이후드〉의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2025년 신작이자, 에단 호크와 함께 만든 9번째 작품. 1943년 3월 31일 밤, 뮤지컬 〈오클라호마!〉의 개막을 알리는 환호가 울려 퍼질 때, 그 자리에 끼지 못한 한 사람이 바에 들어섭니다. 한때 리처드 로저스의 작곡 파트너로 미국 뮤지컬의 황금기를 일구었으나, 로저스가 새 파트너와 함께 거둔 성공을 바깥에서 바라봐야 하는 47세의 천재 작사가 로렌즈 하트.
링클레이터는 2010년대 초 이 영화의 각본을 받은 뒤 호크가 하트의 나이가 되기를 기다리며 십 년 넘게 영화를 미뤘다고 합니다. 178cm의 호크는 152cm의 하트가 되기 위해 머리를 밀고 무대 트릭의 도움을 받아, 위트와 자기연민·분노와 부드러움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는 하트의 복잡한 심경을 표정과 몸짓에 온전히 담아냈어요. 〈비포〉 3부작이 사랑의 시간을, 〈보이후드〉가 성장의 시간을 따라갔다면, 〈블루 문〉은 사라짐의 시간을 따라갑니다. 2025년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으로, 앤드루 스콧이 은곰상 조연상을 받았고 에단 호크는 골든글로브와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어요.
🎙️ 토킹시네마 — [영화 & 예술] 사라지는 것들을 위한 찬가
김지운(영화감독) × 모그(음악감독) × 이은선(영화 저널리스트)
한국 장르영화의 거장 김지운 감독, 영화 음악의 모그 음악감독. 이은선 영화저널리스트의 진행으로 — 연출과 음악과 비평의 세 시선으로 이야기 나누는 자리입니다.
만약 올해 무주의 토킹시네마 중 단 한 편만 들어야 한다면, 저는 망설임 없이 이 자리를 선택하겠습니다. 진행자 라인업의 무게감과 작품의 결이 그대로 맞물리는 — 토킹시네마로 가능한 가장 깊은 자리 중 하나라고 봐요.
⑪ 〈리프라이즈〉 (Reprise) — TC
요아킴 트리에 감독의 2006년 데뷔작. 두 명의 젊은 작가 친구 필립과 에리크가 첫 소설 원고를 동시에 출판사에 보내며 시작되는 이야기 — 한 명은 출간되어 명성을 얻고 무너지고, 다른 한 명은 거절당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살아남습니다. 시간을 비선형적으로 절단하고 다시 잇는 트리에 특유의 영화 언어가 처음 등장한 작품으로, 한국에서는 정식 개봉이 거의 없었던 작품이라 이런 회고 자리가 아니면 만나기 어려운 영화에요.
🎙️ 토킹시네마 — 김신록(배우) × 김초희(감독) × 차한비(평론가). 배우·감독·평론가가 한 자리에 모이는 다층 토크.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초희 감독이 트리에를 어떻게 읽는지가 흥미로운 포인트.
⑫ 〈타오르는 몸의 기억들〉 (Memories of a Burning Body) — TC
코스타리카 감독 안토넬라 수다사시 푸르니스의 작품. 2024 베를린영화제 GWFF 첫 장편상을 수상한 다큐멘터리/극영화 하이브리드로, 코스타리카의 65세 이상 여성 세 명이 자신의 성과 몸의 역사를 처음 입 밖에 내어 이야기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그들의 증언을 한 명의 가상 인물의 신체에 모아 담아내는 형식으로, 다큐와 극영화 사이를 자유롭게 오갑니다. 한국에서 정식 개봉되기 어려운 결의 작품이라, 영화제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게 큰 의미예요.
🎙️ 토킹시네마 — 김일란 × 권오연 × 정지혜. 김일란 감독은 〈공동정범〉의 다큐 감독. 여성의 몸과 기억에 대한 깊이 있는 토크가 기대됩니다.
3. 디렉터즈 포커스: 변성현 — 한 감독을 통과하는 하루
디렉터즈 포커스는 한국 영화감독 한 명의 세계를 깊이 들어가는 회고 부문입니다. 올해의 주인공은 변성현 감독. 〈불한당〉(2017)의 강렬한 누아르로 컬트 팬덤을 형성한 뒤 〈킹메이커〉(2022)로 정치 드라마까지 영역을 넓혀온 세련된 감각을 지닌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저는 그 중에서도 ⑬ 6/5 금 11:00의 〈변성현 단편선〉 TC를 추천합니다. 좀처럼 보기 어려운 그의 초기 단편들에 대해 감독 본인과 김성훈 『씨네21』 디지털콘텐츠본부장의 대담을 통해 알아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입니다.
4. 넥스트 시네아스트: 손구용 — 영화 + 라이브 연주
넥스트 시네아스트는 동시대 한국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일찍 발견하는 부문입니다. 올해는 풍경·산책·응시·텍스트로 영화의 언어를 다시 묻는 손구용 감독.
⑭ 〈밤 산책〉 — TC + 무성영화 + KIRARA 라이브 연주 ⭐
손구용 감독의 신작 단편 〈밤 산책〉. 이 한 편만 보러 가는 게 아니라, "무성영화 + 작곡가 KIRARA의 라이브 연주 + 손구용 감독·김병규 평론가의 토킹시네마"까지 묶인 다채로운 한 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일반 극장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형식이라, 영화제 둘째 날 아침 첫 시간을 이걸로 시작하는 분들이 많을 거예요. 손구용 감독은 풍경에서 출발해 영화로 가는 작가. 무주산골영화제는 이 감독의 사진전 〈사진과 영화: 물러나는 카메라〉도 무주상상반디숲에서 동시에 운영합니다 (무료). 영화 보기 전이나 후에 한 번 들러보시면 감독의 세계가 입체적으로 다가옵니다.
🎙️ 토킹시네마 — 손구용(감독) × 김병규(영화평론가). 6/5 13:00에는 라운드 테이블 〈영화와 反영화〉도 있어, 그에 대해 깊게 알아보기에 좋습니다.
5. 산골토크 · 토킹시네마의 결 — 2편
토킹시네마(TC)와 산골토크(T)는 무주의 시그니처입니다. 평론가·전문가가 진행하는 60분(TC) 또는 40분(T) 정식 대담으로 — 일반 GV(30분)보다 훨씬 분석적이고, 한 작품을 깊이 파고들어요.
⑮ 〈시크릿 에이전트〉 — 산골토크
브라질 감독 클레버 멘돈사 필류의 2025년 작품. 2025 칸 영화제 감독상 + 남우주연상(반데르 와그너) 동시 수상이라는 화제작입니다. 1977년 브라질 군부독재 시대를 배경으로, 본인의 신분을 감춰야 하는 한 남자가 가족과 만나러 가는 여정을 따라가는 정치 스릴러. 멘돈사 필류는 〈아쿠아리우스〉, 〈바쿠라우〉 등으로 브라질 정치 영화의 핵심 감독으로 자리 잡았어요.
🎙️ 산골토크 — 송경원 〈씨네 21〉 편집장 진행. 〈씨네 21〉의 메인 비평가에게 멘돈사 필류의 정치 영화를 어떻게 읽어야 할지 듣는 40분.
⑯ 〈어떻게 해야 했을까?〉 — TC
토킹시네마가 잡힌 한국 작품. 공식 시놉시스가 충분히 공개되어 있지 않아 디테일은 영화제 현장에서 만나는 게 정직하지만 — TC 형식의 60분 깊이 있는 대담이 잡혀 있다는 점만으로도 무주에서 챙길 만한 한 편입니다. 진지한 주제와 분석을 좋아하시는 분들께.
6. 야외상영 — 덕유산 대집회장 — 4편
덕유산국립공원 야영장의 큰 스크린에 별 아래에서 영화를 보는 자리. 영화의 내용보다 그 자리 자체가 무주의 핵심 자산이라 부를 만합니다. 클래식 영화와 음악·다큐 명작들이 주로 걸려요. 6/5와 6/6은 한 밤에 3편이 연속 상영되는 '올나잇 마라톤' 형식이라, 체력만 받쳐주면 영화 세 편을 별 아래에서 줄지어 보는 진귀한 경험이 가능합니다.
⚠️ 셔틀 사전예약(5/19 14:00 오픈) 잊지 마세요. 별도 예매가 필요합니다. 못 하셨다면 18시 이후 도보 입장(20~30분)도 가능.
⑰ 〈인사이드 르윈〉 (Inside Llewyn Davis)
거장 코엔 형제 감독의 최고의 음악 영화.
2013년 칸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작이에요. 1961년 그리니치 빌리지의 무명 포크 가수 르윈 데이비스의 한 주간을 따라가는 갑니다 — 살아남기보다 잘 잊혀지는 게 더 어려운 한 음악가의 초상입니다. 코엔 형제 특유의 건조한 유머와 음악(T-Bone Burnett 음악감독)이 매끄럽게 엮인 작품으로, 6/5 야외 관람의 첫 작품으로 무주의 산속 공기와 어울리기에 더할 나위 없어요.
⑱ 〈돌아보지 마라〉 (Don't Look Back)
D.A. 페네베이커 감독의 1967년 음악 다큐멘터리. 1965년 봄, 스물세 살의 밥 딜런이 영국 순회공연에 오르고, 페네베이커의 카메라는 기자들과의 신경전·호텔 방에서의 즉흥 잼 세션·열광하는 팬들의 환호 사이를 오가며 아무런 설명 없이 딜런을 따라갑니다. 록 다큐멘터리라는 장르 자체를 만들어낸 전설적인 작품으로, 무대 위 아티스트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인간적 고뇌와 당대 시대정신을 날 것 그대로 포착했어요. 포크의 영웅에서 록의 반항아로 변모하던 딜런의 가장 뜨거웠던 순간의 기록이기도 합니다.
사실 <인사이드 르윈>이 딜런과 여러모로 관계가 깊고, 마지막 장면에는 젊은 그가 무대에 오르기도 하죠. 이렇게 깊은 밤을 야외 극장에서 포크송과 보낼 수 있다는 자체가 영화제에서만 가능한 경험이에요.
⑲ 〈토리노의 말〉 (The Turin Horse) — 35mm 필름 상영
벨라 타르 감독의 사실상 마지막 작품. 1889년 토리노에서 니체가 마차꾼이 학대하는 말을 끌어안고 무너졌다는 일화에서 출발해, 그 말과 마차꾼의 6일을 따라갑니다. 종말이 천천히 오는 풍경을 흑백의 긴 롱테이크로 담아낸, 영화사의 의미 있는 한 자리. 무주에서 35mm 필름으로 상영된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디지털이 아닌 필름 영사기가 돌아가는 소리와 함께 별 아래에서 〈토리노의 말〉을 본다는 건 — 한국에서 경험하기 어려운 영화 체험 중 하나에요. 영화와 필름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이것 하나로 무주에 갈 수 있는 충분한 이유입니다.
⑳ 〈시라트〉 (Sirat)
스페인 감독 올리베르 라셰의 신작. 2025년 제78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상 수상작이에요. 메마른 사막 한가운데, 전자음악에 몸을 맡긴 채 레이브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로 — 루이스와 아들 에스테반은 실종된 딸을 찾고 있습니다. 사막에서 열리는 마지막 레이브 파티를 찾아가는 무리를 따라가는 명상적이고 영적이면서도 시끄럽고 잔혹한 여정. 이슬람 전통에서 지옥과 천국을 잇는 다리이자 영혼을 마주하는 곳으로 묘사되는 '시라트 다리'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으로, 끝없이 이어지는 사막의 풍경과 강렬한 테크노 사운드가 관객의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압도합니다.
⚠️ 주의 — 15세 관람가지만 서사적으로는 19세 이상보다도 잔인하고 충격적입니다. 단단히 각오하고 보셔야 해요. 그럼에도 음향만 따지면 — 꼭 사람들과 함께 야외에서 보고 싶은 작품입니다. 강한 테크노 사운드가 산속 공기 안에서 어떻게 울리는지, 그건 일반 극장에서는 절대 만들 수 없는 경험이거든요.
변성현 야외토크 · 이혜리 야외토크 · 이혜리 전시
디렉터즈 포커스: 변성현 — 6/6 토 11:00 · 무주등나무운동장 · 야외토크 (1일 입장권 필요)
넥스트 액터: 이혜리 — 6/5 금 11:00 · 무주등나무운동장 · 야외토크 (1일 입장권 필요)
〈사실, 이혜리는 아직 시작도 안 했거든〉 — 최북미술관 기획전시실 · 영화제 기간 무료 전시
변성현 감독의 팬이라면 6/6 변성현 야외토크, 이혜리 배우의 팬이라면 6/5 이혜리 야외토크는 필감입니다. 특히 이혜리 배우의 경우 최북미술관 기획전시실에서 영화제 기간 동안 특별 전시도 운영되니, 야외토크를 들은 뒤 같은 무주읍 안에서 전시를 보러 걸어가는 코스가 자연스럽고 즐거워요. 등나무운동장에서 최북미술관까지는 도보 7~8분 거리입니다.
7. 타입·시간별 매칭 — 어떤 시나리오로 짤까
Part 1에서 정리한 4가지 시나리오에 위 추천작들을 매핑하면 다음과 같은 코스가 짜집니다. 한 시나리오에만 매여 있을 필요는 없고요 — 저처럼 적절히 섞어 짜시는 게 가장 만족스러운 무주를 만들어줍니다.

📌 추천 — '섞어 짜기' 예시
사실 저 자신도 위 네 가지 타입 중 한 가지에만 매여 있지 않습니다.
메인은 영화 몰입형의 T학구파 — 토킹시네마 위주의 동선이 핵심이지만, 거기에 GV 한 편(〈산양들〉)과 야외상영(덕유산 대집회장)을 섞었어요.
왜냐하면 — 1박 2일에 한 시나리오로만 묶는 게 오히려 부자연스럽거든요. 토요일 낮은 진지한 TC로 보고, 토요일 밤은 야외상영으로 분위기 환기, 일요일 낮은 다시 TC로 — 이런 식의 리듬이 무주 같은 영화제에는 더 잘 맞습니다.
시나리오는 출발점이지 정답은 아닙니다. 위 추천작들을 보시고 — 저처럼 적절히 추천작을 섞어 짜시면 가장 만족스러운 무주가 될 겁니다.
마무리 — 5/14 14:00 정시, 컴퓨터 앞에서 만나요
이렇게 추천작들을 풀어놓고 보니 — 정말 풍성한 영화제입니다. 5월 14일 목요일 오후 2시 정각에 mjff.or.kr이 열리면, 위 작품 중 끌리는 몇 편을 골라 클릭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정리하면:
- 1인 4매까지 — 같이 보러 가실 분들과 영화 묶어서 한 명이 일괄 예매하는 게 효율적
- 카카오페이 머니로 결제 — 5% 즉시할인 (최대 1,500원, 1인 1회 한정)
- 모바일 QR로 발송 — 캡처본 ❌, 원본 알람 그대로 가져가야 입장 가능
- GV 게스트 명단은 영화제 개막 직전(D-2~D-1)에 공지됩니다. 정확한 게스트 정보는 그때 한 번 더 확인
- 6/6 등나무 1일권은 5/15 14:00 별도 오픈, 덕유산 셔틀은 5/19 14:00 별도 오픈 — 잊지 마세요
모두들 각자 만족하는 영화제가 되었으면 합니다. 무주에서 만나요.
[무주산골영화제 2026 가이드 ②와 함께 보기 좋은 글들 🎬]
✔️ 영화제 작품 고르기 전에 계획부터 👉 무주산골영화제 2026 가이드 ①: 예매·숙소·셔틀·위치·타입별 즐기는 4가지 방법
✔️ 1일차 오후에 있는 올해이 화제작 👉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 "사랑해서 때렸다"는 남자들과 이탈리아 여성 운동
✔️ '아이와 함께' 보기 좋은 명작 애니메이션 👉 《환상의 마로나》, 애니메이션의 자유로 재구성한 개의 감각과 인생의 행복
✔️ 내가 영화제에서 처음 본 잊지 못할 추억의 영화.. 👉 문라이더 - 첫 전주국제영화제 관람작, 나만의 인생 스포츠 영화
무주산골영화제 2026 가이드 ①: 예매·숙소·셔틀·위치·타입별 즐기는 4가지 방법
D-3. 14회 무주산골영화제까지 4일이 남았습니다.5월 14일 목요일 오후 2시. 제14회 무주산골영화제의 실내 상영 예매가 시작됩니다. 정확히 3일 뒤죠. 저는 그날을 위해 — 6명이 6월 6일 토요일과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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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여성 서사 ①]《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 "사랑해서 때렸다"는 남자들과 이탈리
📌 작품 기본 정보제목: 우리에게는 아직 내일이 있다 (C'è ancora domani / There's Still Tomorrow)개봉일: 2023년 10월 26일(이탈리아) / 2026년 3월 4일(한국)감독·각본·주연: 파올라 코르텔레시 (Paola Cortel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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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마로나》, 애니메이션의 자유로 재구성한 개의 감각과 인생의 행복
현실의 물리 법칙에 얽매이지 않는 애니메이션만의 자유로운 표현을 극한까지 끌어올려 개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봤을 때 알게 된다.가장 작고 슬퍼 보였던 존재의 스러져가는 생이 사실은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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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라이더 - 첫 전주국제영화제 관람작, 나만의 인생 스포츠 영화
프로 사이클 경기에서 우승하기 위해서는 달까지의 거리를 연습해야 한다고 합니다. 384,405km를 말이죠. 떠올리기 편하게 인생 영화를 장르 별로 말한다면 스포츠 영화 중에서 제 인생영화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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